필리핀 사이버범죄 급증세... 'Ber' 시즌 앞두고 체감 범죄율도 상승

필리핀에서 사이버범죄 피해가 올해 2분기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여론조사기관 사회기상조사소(SWS)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사기와 계정 해킹, 신원도용 등 디지털 보안 위협에 노출된 국민이 이전 분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지난 3월 10.1%였던 사이버범죄 피해율이 6월에는 13.4%까지 뛰었고, 비사야스 지역 역시 4.1%에서 10.4%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다나오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승세가 관측됐다. 다만 발란스 루손 지역만은 5.5%에서 5.1%로 소폭 감소해 지역별 편차를 보였다.

한편 오프라인 범죄는 전체적으로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소매치기, 노상강도, 침입절도, 차량절도, 물리적 폭력 등 일반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가구는 10%로, 지난 3월 12.3%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수치상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강도를 당할 것 같다는 우려는 3월 60%에서 6월 62%로 늘었고, 밤길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55%에서 59%로 상승했다. 이웃에서 마약 중독이 의심되는 인물을 목격했다는 응답 비율 역시 50%에서 51%로 소폭 올랐다. 통계상 범죄 발생률은 줄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치안 불안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필리핀에서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인 이른바 'Ber 시즌'이 시작되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매년 9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이 시기는 쇼핑몰과 거리에 사람이 몰리고 온라인 거래도 활발해지면서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로 꼽힌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송금이 늘어나는 연말연시에는 사이버범죄에 대한 노출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현지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한인들 역시 계정 보안 강화와 낯선 링크·메시지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도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의 소지품 관리와 야간 이동 시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이 권장된다.